전세냐 월세냐, 결국 숫자로 따져봐야 합니다
이사철이 되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전세가 나을까요, 월세가 나을까요?"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정답은 없습니다. 본인의 자금 상황, 대출 금리, 투자 성향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다만 전월세 전환율이라는 개념을 알면, 최소한 숫자로 비교해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바꿀 때 적용하는 비율입니다. 거꾸로, 월세를 전세로 환산할 때도 이 비율을 씁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세금을 안 받는 대신 매달 얼마를 받아야 본전인가"를 따지는 기준이고, 세입자 입장에서는 "내가 월세로 내는 돈이 적정한가"를 판단하는 잣대가 됩니다.
계산 공식과 실제 예시
공식 자체는 간단합니다.
제가 직접 계산해봤는데요. 전세 3억 원짜리 아파트가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걸 보증금 1억 원에 월세로 전환하고, 전환율이 4.50%라면 이렇게 됩니다.월세 = (전세보증금 - 월세보증금) × 전환율 ÷ 12
(3억 - 1억) × 4.50% ÷ 12 = 월 75만 원
반대로 현재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60만 원을 내고 있다면, 실제 전환율이 얼마인지 역산할 수도 있습니다. 월세 × 12 ÷ (전세 시세 - 현재 보증금)으로 계산하면 되는데, 전세 시세가 3억이라면 60만 × 12 ÷ (3억 - 5,000만) = 2.88%입니다. 법정 상한(4.50%)보다 꽤 낮으니 세입자에게 나쁘지 않은 조건이라고 볼 수 있겠죠.
2026년 법정 전환율 상한
많은 분들이 헷갈려하시는 부분인데, 전환율에는 법으로 정한 상한선이 있습니다. 계산은 단순합니다.
2026년 3월 현재 기준금리가 2.50%이므로, 법정 전환율 상한은 4.50%입니다. 집주인이 이 비율을 초과해서 월세를 요구하면 위법이고, 세입자는 초과분에 대해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법정 전환율 상한 = 한국은행 기준금리 + 2%
참고로 기준금리가 바뀌면 이 상한도 같이 움직입니다. 금리 인하기에는 전환율 상한도 낮아지니까, 월세 계약을 갱신할 때 꼭 그 시점의 기준금리를 확인하세요.
전세와 월세, 실질 비용 비교하는 법
단순히 "전세가 좋다" "월세가 좋다"로 나누기 어렵습니다. 핵심은 내가 조달하는 자금의 비용과 전환율을 비교하는 겁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연 3.0%라고 해보겠습니다. 3억 전세를 전액 대출로 넣으면 월 이자가 약 75만 원입니다. 같은 집을 보증금 1억에 월세로 살면 전환율 4.50% 기준으로 월 75만 원이니까 비슷해 보이죠. 하지만 전세 대출은 원금 상환분도 있고, 월세는 돌려받을 수 없다는 차이가 있어서 단순 비교가 어렵습니다.
전세가 유리한 상황: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전환율보다 낮을 때입니다. 대출 금리 2.5%로 전세를 끼고 들어가면, 같은 조건에서 월세(전환율 4.5%)보다 실질 비용이 확실히 적습니다.
월세가 유리한 상황: 여유 자금을 전세보증금에 묶어두는 것보다 다른 곳에 투자해서 전환율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을 때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전세 사기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월세를 선택하는 분들도 많아졌습니다. 보증금이 적으면 그만큼 리스크도 줄어드니까요.
적정 월세인지 확인하는 팁
집을 보러 다니다 보면 "이 월세가 적정한 건지" 감이 안 올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전환율을 역산해보면 바로 판단이 됩니다.
실제 전환율이 법정 상한(4.50%)보다 낮다면 세입자에게 나쁘지 않은 조건이고, 비슷하면 적정 수준입니다. 만약 법정 상한을 초과한다면 집주인에게 조정을 요청할 수 있고, 응하지 않으면 법적으로도 다툴 수 있습니다.
놓치면 안 되는 실전 포인트
계약 갱신 시에는 전월세 전환율 상한과 별도로 임대료 인상률 5% 상한도 적용됩니다. 두 가지를 혼동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은데, 전환율 상한은 전세↔월세 전환 시 적용되는 거고, 5% 상한은 기존 계약의 갱신 시 임대료 인상 폭을 제한하는 겁니다.
그리고 월세를 내고 있다면 세액공제도 꼭 챙기세요.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면 월세의 17%, 5,500만 원 초과 8,000만 원 이하면 15%를 세액공제 받을 수 있습니다. 연간 월세가 900만 원이라면 최대 153만 원까지 돌려받는 거니까 절대 놓치면 안 됩니다.
전월세 전환은 단순한 산수가 아니라, 대출 금리·투자 수익률·세금 혜택까지 종합적으로 따져야 하는 문제입니다. 딱셈의 전월세 전환 계산기에서 본인 상황에 맞는 시나리오를 직접 넣어보시면, 훨씬 명확한 판단이 가능합니다.